나이지리아에 착륙한 그룬트비의 교육사상
나이지리아에 착륙한 그룬트비의 교육사상
원문 : Grundtvig’s educational ideas in Nigeria
나이지리아 그룬트비 무브먼트(Grundtvig Movement of Nigeria)의 의장이자 디렉터인 인 오줌바(Kachi A. Ozumba)가 <폴케호이스콜레에서 배우는 10가지 교훈 시리즈> 제2권 ”기쁨을 위한 배움(Learn for pleasure)“에 실린 “나이지리아에 착륙한 그룬트비의 교육철학” 이야기를 들려준다.
나만의 맵시가꿈이 (My Personal Fashion Assistant)
오루오마(oluoma)가 12살이 되던 해부터 아버지는 오루오마를 나꿈이(나만의 맵시가꿈이: MPFA: My Personal Fashion Assistant.)라고 불렀다. 어느 4월의 아침이었다. 오니차(Onitsha) 길거리에서 잡동사니를 판매하는 오루오마의 아버지는 여느 때처럼 일하러 가기 위해 회녹색 셔츠와 바지를 입었다. 그리고 버려진 타이어로 밑창을 만든 샌들을 신으려고 몸을 굽혔다. 그 샌들로 물건을 팔기 위해 소리 지르며 매일 뙤약볕 아래를 수 킬로미터 걸었다.
“아빠 환타 티셔츠는 왜 안 입어?” 오루오마는 벽에 걸려있는 밝은 주황색 조끼를 가리켰다. 그 옆에는 십자가상과 “기적은 이미 시작되었다!”라는 문구가 있었다. “이걸 입으면 아빠가 소리를 덜 질러도 될 거야”
오루오마의 아버지는 평소보다 더 많은 물건을 팔고 집으로 돌아왔다. “오루오마야, 넌 이제 나만의 맵시가꿈이야” 아버지가 말했다. 그리고 오루오마가 패션에 관해 조언할 때마다 그렇게 불러 주었다. “아빠 왼쪽 소매에도 구멍을 하나 더 뚫고 양쪽에 같은 천을 덧대는 게 어때요? 그럼 오른쪽이 구멍이 난 것처럼 보이는 게 아니라 디자인처럼 보일 거예요”
오루오마는 고등학교 졸업할 때쯤 더 이상 학업을 이어나갈 만한 성적을 받지 못했다. 하지만 그녀의 상황을 보면 그럴 수밖에 없었을지도 모른다. 오루오마는 방과 후 가리(garri)를 팔기 위해 카사바(cassava)가루를 만들고 엄마가 돌아가신 후로 다섯 형제를 돌봐야 했기에 공부를 제대로 할 수 없었다. 그런데 오루오마는 미술과목에서 만큼은 좋은 성적을 거두었다. 오루오마의 삼촌은 그녀가 필수 과목들을 통과한다면 대학교 교육비를 지원해주겠다고 약속하였다. 그 후 오루오마는 3번의 시험을 더 치렀지만 성적은 거듭 나빠질 뿐이었다.
“점점 성적이 떨어지니 그만두는 게 좋을 것 같구나” 삼촌이 말했다.
오루오마는 그 시험을 포기하였다. 점점 야위어져 갔고 우울증에 시달렸다. 오루오마는 형제들을 돌보기 위해 엄마의 역할을 자처하였고 푼돈을 벌기 위해 남자 손님들의 온갖 성적 농담을 참아가며 식당에서 일을 했다. 비슷한 처지에 있던 오루오마의 친구는 ‘술집여자’가 되었다. 경호원인 그녀 아버지의 월급으로는 살 수 없는 옷을 입었고 종종 비싼 차들이 집 앞에서 그녀를 태우기 위해 서 있었다.
손님들에게 졸로프라이스를 내어드리며 유난히 바쁜 날을 보낸 후였다. 오바산조 대통령의 당선과 동시에 나이지리아의 새 출발을 알리는 뉴스가 막 끝났다. 그다음 라디오에서 흘러나온 목소리는 배움을 통해 꿈을 이루고자 했던 오루오마의 열망을 다시 자극했다. 학교 입학 광고였다. 게다가 패션과 텍스트타일 디자인뿐만 아니라 그 외 많은 교육과정도 제공한다는 말에 더욱더 솔깃하였다. 그 학교에 입학하기 위해서는 오루오마의 들끓는 열정이면 충분했다.
삶을 위한 교육
나이지리아에 폴케호이스콜레가 설립되고 그룬트비의 사상이 퍼진 것은 1980년대이었다. 나이지리아 공교육에 대판 비판이 제기되며 폴케호이스콜레의 개념이 소개되었다. ‘삶을 위한 학교’는 반향적인 문구가 되었다. 서아프리카 시험위원회의 회장이자 나이지리아 그룬트비 무브먼트(the Grundtvig Movement of Nigeria)의 설립자인 오줌바(Kachi Esogbuna Ozumba, 1942-2011)는 학업을 중도 포기하는 학생들이나 졸업 후 구직에 실패한 학생들을 보며, 오로지 시험과 자격증만을 중시하는 교육 시스템에 부정적인 영향을 깨달았다. 시험과 자격증을 중시하는 교육 시스템은 소위 오줌바가 일컫는 ‘학위 장사’가 되어버렸다.
나이지리아 공교육에 대판 비판과 함께 민중고등학교의 개념이 도입되었다. ‘삶을 위한 학교’는 반향적인 문구가 되었다.
이러한 이유로 교육 시스템의 변화의 필요성을 느낀 오줌바는 대안을 찾기 시작하였다. 그러던 중 덴마크 아스코브에서 열린 그룬트비 컨퍼런스에 참석한 지인을 통해 그룬트비에 관해 알게 되었다. 오줌바는 그룬트비에 관심을 두고 좀 더 조사해본 결과 “삶을 위한 교육”이라는 그룬트비의 살아있는 교육철학을 접하게 되었다. 이는 시험과 자격증에 집중하는 교육이 아닌 삶을 살아가기 위한 교육이었다. 오줌바는 공동체에 이바지하는 일원을 만들기 위한 기존의 교육 시스템을 되돌아보게 되었다. 또한 “죽은 학교 교육”에 좌절한 그룬트비와 비슷한 감정을 느꼈다. 그룬트비의 좌절은 19세기 덴마크에서 “삶을 위한 학교”라는 새로운 교육적 접근을 끌어 내었다.
삶을 지향하는 ‘의식 교육과정’(Awareness Curriculum)
오줌바는 어떻게 탈식민지 시대의 교육적 풍토가 짙은 나이지리아에 새로운 교육을 도입할지 고민했다. 기존의 시스템은 시험을 바탕으로 기계적인 암기력과 자격증만을 중시했다. 이 시스템은 너무나 깊이 뿌리박고 있어서 기존의 교육 제도를 변경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에 가까웠다. 사회보장제도가 사실상 존재하지 않고 가난이 만연하며 학위가 좋은 삶을 보장한다고 여겨지는 나이지리아 사회에서는 어쩌면 당연한 이야기일지 모른다.
오줌바는 기존의 교육과정과 비슷하면서 그룬트비의 철학을 녹여낸 교육과정을 만들기 위해 노력했다. 오줌바는 결국 시험으로부터 자유롭고 삶을 위한 교육과정을 나이지리아 그룬트비 학교에 도입하였다. 또한 기존의 학위 과정이나 직업교육 과정과 비슷한 체계를 만들어서 단지 생계를 유지할 수 있는 능력만을 배양하는 것이 아니라 공동체와 국가 내에서 만족스러운 삶을 살 수 있도록 교육과정을 만들었다.
‘의식 교육과정’은 학생들의 잠재된 태도와 이상 및 가치를 발현 그리고 발달시킨다. 즉 자존감, 문화적 자부심, 적극적 시민권, 협동심, 자주성, 위기 극복 능력, 비판적 사고, 공정성, 인내심, 공동체 정신을 습득할 수 있는 활동으로 구성되어있다. 교과과정에 포함된 활동으로는 우문나 모임(Umunna Meetings : 공동체 모임), 너와 뉴스, 민주주의와 인권, 사회를 바꾼 사람들, 교내 경찰, 교내 법원, 그리고 교내 국회가 포함되어있다. 몇몇 활동은 활발한 토의와 토론으로 이루어져 있다 (그룬트비는 이를 ‘살아있는 언어’라고 했다). 예를 들어 ‘너와 뉴스’는 현재 사회 이슈를 주제로 사회구성원으로서의 학생들에게 그 이슈가 어떠한 영향을 미칠지 토론한다. 이와 마찬가지로 ‘민주주의와 인권’은 인권과 관련된 기사를 가지고 토론을 통해 민주주의와 인권의 개념을 체화하고 학교 안팎에서 일상생활 도중 마주할 수 있는 그 개념을 습득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오줌바는 결국 시험으로부터 자유롭고 삶을 위한 교육과정을 나이지리아 그룬트비 학교에 도입하였다. 또한 기존의 학위 과정이나 직업교육 과정과 비슷한 체계를 만들어서 단지 생계를 유지할 수 있는 능력만을 배양하는 것이 아니라 공동체와 국가 내에서 만족스러운 삶을 살 수 있도록 교육과정을 만들었다.
교내 국회, 경찰 및 법원과 같은 다른 활동들은 대부분 역할극으로 진행된다. 기존의 교육과정과 그룬트비 교육사상이 결합한 새로운 교과과정은 나이지리아에서 그룬트비 무브먼트(the Grundtvig Movement)가 운영하는 학교의 근간이 되었다. 그룬트비히 인스티튜트(The Grundtvig Institute)는 1984년 설립되어 현재는 500여 명의 학생이 재학 중인 기숙학교이다. ‘의식 교육과정’뿐만 아니라 자영업이나 취직을 위한 직업교육, 그리고 요식 조달과 호텔 경영, 패션과 텍스타일 디자인, 컴퓨터, 사무기술과 경영과 같은 심화 과정도 제공한다.
그룬트비 국제 고등학교(the Grundtvig International Secondary School)는 1998년에 설립된 기숙학교이다. 현재 약 600여 명의 학생이 재학중이며 ‘의식 교육과정’과 국내외 고등 교육과정을 제공한다. 두 학교 모두 2016년 이후로 모집 정원 이상의 학생들이 지원하였고 독특한 교과과정으로 많은 사람에게 알려졌다.
마지막으로 나이지리아 그룬트비 무브먼트(Grundtvig Movement of Nigeria)의 설립자인 오줌바의 말을 빌리자면 “그룬트비는 이른바 서구 문명을 뒤쫓으며 우리가 간과했던 가치와 실천을 되찾아 주었다.”
오줌바는 비영리단체인 나이지리아 그룬트비 무브먼트의 의장이다. 이바단 대학교와 리즈 대학교를 졸업하였으며 영국의 뉴캐슬 대학교에서 박사학위를 받았다. 나이지리아와 덴마크 그리고 영국에서도 교사 생활을 하였으며 수상경력이 있는 작가이기도 하다.
1984년 설립된 나이지리아 동남부에 위치한 그룬트비 인스티튜트는 ‘의식 교육과정’과 직업교육 또한 제공한다. 그룬트비 무브먼트 산하에 있다.
오줌바는 비영리단체인 나이지리아 그룬트비 무브먼트의 의장이다. 이바단 대학교와 리즈 대학교를 졸업하였으며 영국의 뉴캐슬 대학교에서 박사학위를 받았다. 나이지리아와 덴마크 그리고 영국에서도 교사 생활을 하였으며 수상경력이 있는 작가이기도 하다.
1984년 설립된 나이지리아 동남부에 위치한 그룬트비 인스티튜트는 ‘의식 교육과정’과 직업교육 또한 제공한다. 그룬트비 무브먼트 산하에 있다.
폴케호이스콜레의 10가지 레슨은 덴마크 폴케호이스콜레 운동의 175주년 기념일에 출판된 11권의 단편입니다. 각각의 단편은 폴케호이스콜레의 한가지 특성을 중심으로 하고 있고, 폴케호이스콜레의 유래, 과거, 미래, 덴마크와 전 세계와 관련성을 검토하고 오늘날의 폴케호이스콜레에 어떻게 표현되는지 보여줍니다.